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규탄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사진설명/11일 호남권 탈핵단체 회원들이 영광 한빛원전 4호기 격납건물 외벽에서 발견된 깊이 157㎝ 공극을 소개하며 원전 부실시공을 비판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9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한빛 1·3·4호기 즉각 폐쇄’ 등을 주장하는 탈핵 촉구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광주, 전남, 전북 69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핵 없는 세상을 준비하는 한빛 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호남공동행동)은 지난 11일 오전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 한빛1·3·4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와 후쿠시마 핵사고 희생자 애도, 퍼포먼스 등도 펼쳤다.
호남공동행동은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지 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후쿠시마 곳곳의 방사능 수치는 인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제염했다는 오염토는 어떻게 관리되는지 알 수 없고, 아직도 사고 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오염수를 어쩌지 못해 무책임하게 바다에 버리겠다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수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핵물질 잔해를 꺼내는 작업은 아직도 어려워 10년째 되는 2021년에나 2호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이다”면서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정권과 그 배후 세력을 지키기 위해 올림픽을 추진하고 후쿠시마의 상황을 은폐하거나 포장함으로써 또다시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공동행동은 한빛원전과 관련해 “한빛 핵발전소의 4호기가 운전을 멈춘지 1천29일이 됐으며 지난 2017년 5월 18일 계획예방정비를 시작한 한빛 4호기는 예정된 정비기간인 오는 9월이 된다고 해도 재가동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로 3년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산업부,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한수원은 위험을 인정하지 않고 고치면 안전하다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3호기도 2018년 5월 11일 시작된 계획예방정비로 운전이 멈춘 상태다. 이 두 호기의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공극은 3호기 124개, 4호기 121개로 지금까지 찾아낸 모든 핵발전소 공극의 82%를 넘고 있고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지난해 5월에 있었던 한빛 1호기의 열출력 급증 사고는 체르노빌과 같은 끔찍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도 못했고, 그 후 안전점검을 했다던 제어봉은 가동을 다시 시작하자마자 추락하는 사고를 일으켰다”며 “3월 6일에는 1호기에서 또다시 저압급수가열기의 튜브 누설 증상이 발견됐음에도 여전히 가동중이다”고 비판했다.
호남공동행동은 “새로운 희망으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위험을 인정하고, 이 같은 위험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며 “핵발전소 건물 속에 가려진 위험요소들은 한 둘이 아니다. 한빛 1·3·4호기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탈핵부산시민연대도 부산시청 앞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9주기’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세대를 위해 정부는 탈핵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후쿠시마의 경고, 지진이라는 현실적인 위협 앞에서 문재인 정부는 탈핵시대를 선언했다”며 “그러나 탈핵시대는 고리 1호기 영구정지에서 멈췄다.
신고리 5·6호기가 공론화라는 이름하에 건설 재개됐고 지난해 5월 출범한 재검토위원회는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통해 핵발전 가동을 멈추지 않게 하는 데만 급급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월성 주민들은 국내 핵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고 핵발전소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도 있다.
원전에서 피폭노동을 하고 있는 하청노동자 등 핵발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미래세대에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라는 명분으로 핵발전 세력은 권력을 공고히 해왔다.
이제는 체제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핵발전의 시대를 멈추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미야기현 앞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생성된 수십 미터의 지진해일이 후쿠시마 원전을 덮치면서 원전 4기가 폭발해 일어난 최악의 원전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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