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화재 우레탄폼이 인명 피해 키웠다.

이승범 기자 / 기사승인 : 2020-04-30 1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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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내 질식시킨 유독가스 방출, 가연성도 높아 발화 위험 도사려
단열재 사용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필요 여론 일어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우레탄폼 샌드위치 판넬 
 

지난 29일 발생한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에서 대형 인명 피해를 낸 가장 큰 요인은 유독가스를 방출한 우레탄폼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30일 현재 사망자 38명을 포함해 48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독일이 유대인 학살 시 사용했던 시안화수소가 화재가 발생하면서 우레탄폼에서 방출돼 순식간에 많은 생명을 빼앗은 것이다.
이에 따라 화재 시 유독가스가 방출돼 불과 1분에서 3분 내에 사람을 질식시키는 우레탄폼의 단열재 사용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주변에서 우레탄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을 하다가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건물에서는 전기, 도장, 설비, 타설 등 분야별로 9개 업체 70여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번 화재는 2018년 밀양 세종병원 이후 최악의 참사다.
세종병원 화재 당시 45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다.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곳에서 화재 위험이 큰 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돼 2008년 40명이 사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의 복사판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할 내용은 샌드위지 패널과 창고 천정 등의 단열재 도포제로 우레탄폼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보면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주변에서 우레탄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다 불길이 시작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한쪽에서는 철골 구조물의 단열을 위해 수성우레탄폼을 분무형태로 도포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엘리베이터 설치작업을 위해 용접작업을 하던 도중 불꽃이 우레탄 분무에서 나온 화학물질들이 뭉쳐져 있는 유증기로 튀면서 급격하게 발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밀폐된 공간의 유증기다 보니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나고 도포된 우레탄폼으로 불이 번져 유독가스인 시안화수소가 급격하게 방출됐다.
시안화수소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단 1분 안에 사람을 질식시킬 수 있다.
이번 화재의 인명 피해가 커진 이유는 열 때문이 아니라 순식간에 사람이 혼절돼 피신 자체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최초 화재 현장에서 발화된 불들이 외벽으로 설치된 우레탄폼 내장 샌드위치 판넬로 번지면서 마찬가지로 유독가스를 급격하게 방출시켜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인명 피해를 키운 여타 요인으로 거론되는 현장의 비상구와 대피 유도등 문제 등 도 있지만, 유독가스인 시안화수소 방출로 순간적인 질식사가 가장 큰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더욱 아쉬운 점은 난연성이 높은 PIR 계열을 사용하지 않고 가연성이 높은 PUR 계열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사고를 더욱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우레탄폼(urethane foam)> 

경질 우레탄폼 보드


아이소사이안산염화합물과 글리콜의 반응으로 얻어지는 폴리우레탄 수지를 발포시킨 상태에서 고화시킨 것이다.
즉, 아이소사이안산염과 물과의 반응으로 생기는 이산화탄소와 프레온과 같은 휘발성 용제를 발포제로 섞어서 만드는 발포 제품이다.
폼의 외형 밀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간단히 발포시킬 수 있다.
사용하는 원료 글리콜의 종류에 따라 폴리에테르 폼과 폴리에스터 폼으로 분류한다.
폴리에테르 폼은 탄성이 좋고 폴리에스터 폼은 내열성・내용제성이 우수하다.
이와 같이 만들어지는 폼은 초연질·연질·반경질·경질 등의 여러 가지 굳기를 가진다.
초연질이나 연질 폼은 쿠션이 우수하여 이불·매트리스 따위에 이용된다.
반경질 폼은 충격흡수력이 좋아 자동차 내장재로 쓰인다.
경질 폼은 강성이 있고 단열성과 저온특성이 좋기 때문에 냉장고 단열재로 쓰인다.
건축 단열재로는 연질과 경질 모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단열재 시장에서는 단열 효과가 좋고 이번 사고 현장과 같이 철골 구조물에 분무형태로 단열 도포 작업이 용이해 사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연소점이 낮아 작은 불씨에도 불이 잘 붙는다.
이번 사고에서 보여주었듯이 용접 불똥만 튀어도 발화될 정도로 위험이 크다.
더구나 불에 탈 땐 일산화탄소(CO)와 함께 ‘시안화수소’란 치명적인 맹독성 가스를 내뿜는다.
우레탄 폼 유독가스는 일반적인 목재 등이 탈 때의 수백 배 가량이 방출도힌다.
순간적으로 들이마시면 눈을 뜰 수도 없고, 의식을 잃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무서운 독가스다.
더구나 현재까지는 재활용되지 않아 전체 물량을 소각하면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와 다이옥신 등이 항상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분무식 우레탄폼 도포작업 현장 

 

한편 재료에 따라 PUR(Polyurethane)과 PIR(Polyisocyanurate)로 나눈다.
PUR은 isocyanate와 Polu의 결합으로 발생된 다량의 우레탄 결합상태인 고분자물질로 난연 재료가 아니다.
PIR은 PUR반응 이후 발생된 고온 및 다량의 이소시아누레이트기를 함유하고 있는 고분자 물질로 난연 재료 기준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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