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지 않고 재활용 가능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나온다

정두수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4 14: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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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나무 추출 탄닌산 이용 복합소재 개발

[에너지단열경제]정두수 기자

물만 이용해 99% 회수한 탐소섬유./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나무의 추출물을 이용해 불이 옮겨 붙지 않는데다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강철보다 4배 가볍고 10배 강한 탄소섬유를 원료로 만든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는 항공기, 우주선, 자동차, 선박, 스포츠용품 등을 만드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불에 잘 타고 연소 시 독성가스까지 내뿜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화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염소나 브롬 같은 할로겐 난연재를 첨가하고 있다.
문제는 할로겐 난연재가 들어있으면 화재나 소각처리 때 독성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무독성의 안전한 소재를 이용해 난연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 과제가 됐다.
현재 할로겐 대신 인(P) 같은 비할로겐 원소를 이용하거나 탄소나노튜브나 식물계 탄소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불꽃이 일고 있는 기존 복합소재와 불에 타지만 불꽃이 일어나지 않으며 불이 확산되지 않는 개발 제품./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의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해 나무에서 얻어낼 수 있는 탄닌산을 이용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개발했다.
여기에 이번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안까지 찾아냈다.
연구진은 탄소섬유와 강하게 접착되는 성질이 있는 나무에서 추출한 탄닌산을 경화제로 이용했다.
탄닌산은 감이나 포도주의 떫은맛 성분이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탄소섬유와 에폭시 수지가 주재료지만 이들을 단단하게 결합시키는 경화제를 첨가해 만든다.
탄닌산을 에폭시 수지에 첨가해 바이오에폭시를 만들고 여기에 고강도 탄소섬유를 결합, 불에 잘 타지 않으면서 기계적 강도 등 물성이 우수한 CFRP를 만들었다.
탄닌산이 에폭시수지와 탄소섬유를 강하게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화재 시에는 불꽃이 일어나지 않고 숯이 돼 산소를 차단, 불이 확산하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다.
여기에 연구진은 사용한 탄소섬유는 성능이 저하돼 완전한 재활용을 할 수 없었는데 복합소재의 구성 요소 모두를 재활용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물은 일정수준 이상의 온도와 압력을 가하면 기체와 액체를 구분할 수 없는 초임계 상태로 변한다.
연구진은 초임계 상태의 물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녹여 탄소섬유의 성능 저하 없이 99% 이상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에폭시 수지도 녹으면서 전자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카본 닷(Carbon dot)이라는 물질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냈다
카본 닷은 바이오 이미징, 센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유기태양전지, 광촉매 등의 분야에서 최근 많은 응용되는 물질이다.
즉, 탄소섬유와 에폭시수지 등 CFRP 구성요소를 모두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이 나무 추출물로 개발한 비할로겐 난연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KIST 제공

 

정용채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의 취약한 난연성과 기계적 강도, 재활용 특성과 응용범위를 넓힌 복합소재를 만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복합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복합재료 파트 B:엔지니어링(Composites Part B :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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