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불 기후변화 대재앙, 다이폴모드현상

안조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4 14: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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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이유
인도양 동부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가뭄 산불, 폭염
인도양 서부 동아프리카에서는 폭우 홍수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지금 지구촌은 기후변화의 대재앙에 직면해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해 우리나라는 예전의 겨울과 달리 눈이 내리지 않는다.
얼마 전 제주도는 낮 최고기온이 23도까지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는 북극의 빙하가 녹고, 이탈리아에선 홍수로 베네치아가 물에 잠겼다.
호주에선 몇 달 째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산림을 태우고 동물들을 죽이고 있다.
모든 것이 지구가 뜨거워지는 온난화로 인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호주산불이 세계인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도 호주 산불은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다.
대도시가 몰려있는 호주 남동부 지역의 산이 화마에 휩싸이며 서울 면적의 100배가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물론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인 코알라는 사실상 멸종위기에 놓였다.
호주 산불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동물들이다.
인간은 도망칠 수 있었지만 야생동물들은 불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동물 10억마리가 피해를 입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올 정도로 야생동물의 지옥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산불이 완전히 잡히기 전까지는 얼마나 많은 동물이 죽을지 예상하기도 힘들다.
특히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의 경우 산불 발생 이후 8000마리 이상이 죽었다.
서식지의 80%가 파괴돼 전문가들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특정 종의 개체 수가 너무 줄어 더 이상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장기적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코알라 외에 주 남동부에만 서식하는 회색머리날여우박쥐와 캥거루섬에서만 사는 유대류 동물 두나트도 떼죽음을 당했다.
가축도 예외는 아니다. 당국은 소 10만 마리가 이번 산불에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아지에게 젖을 먹이기를 멈춘 젖소가 늘었다는 보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로 대륙 내 생물다양성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생물다양성 중심지 중 하나다.
수백만 년 이상 고립돼 인간의 영향 없이 동물 진화가 이뤄지면서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약 244종의 포유류가 오직 호주에서만 서식한다.
전문가들은 호주산불의 원인을 탄소배출 증가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생긴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고온 현상과 바람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산불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다이폴 현상이 발생하면서 인도양의 서쪽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동쪽해수면 온도가 낮아져서 동아프리카엔 많은 비가 내리고, 동남아시아와 호주는 더 건조해진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된 다이폴모드현상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이폴모드현상(dipole mode event)>

 


다이폴은 '쌍극'이라는 뜻으로, 인도양 열대역에서 동부와 서부에 2개의 극이 있는 것처럼 수온, 무역풍이 편차를 보인다는 의미에서 1999년 기상학계에서 붙인 이름이다.
즉, 인도양 열대역인 동부에서 무역풍(동풍)이 강해짐으로써 인도양 동부에서는 해수면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고, 서부에서는 높아지는 현상이다.
보통 인도양에서는 동쪽의 수온이 더 높지만, 다이폴모드현상이 발생하면 서쪽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게 됨으로써 동풍이 강해지고 강한 동풍에 의해 따뜻한 바닷물이 아프리카 동쪽으로 밀려간다.
이에 따라 인도양 동부와 인도네시아ㆍ오스트레일리아 서부는 해수면 온도가 내려간다.
해수면 수온의 분포가 변화함으로써 인도양 동부인 인도네시아 부근에 있는 비가 많이 내리는 대역인 다우역이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 현상이 일어나면 인도네시아 부근에서는 강수량이 적어지고, 반대로 케냐 등 아프리카 동안에서는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인도양 동부의 인도네시아나 오스트레일리아 서부는 가뭄이나 산불, 폭염이 발생한다.
반면에 인도양 서부의 동아프리카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게 된다.
이 현상이 더 확대될 경우 유럽과 동북아시아는 무더위나 폭풍이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2001년에는 다이폴모드현상으로 한국에서는 폭우가, 일본에서는 관측사상 최고의 폭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이 된 다이폴 현상으로 인해 최근까지 호주에서는 북부지역은 폭우, 남동부지역은 폭염과 가뭄 등 이례적인 기상이변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도양 다이폴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더 빈번해지고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해양과학자 캐롤라인 우멘호퍼는 지난해 11월 ‘가디언’지에 “지구가 뜨거워진 지난 50년 동안 인도양 다이폴이 더 일상화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50만명이 침수 피해를 입은 아프리카의 대규모 홍수 역시 ‘인도양 다이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을 악화시킨 또 다른 요인으로 남극진동을 거론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에는 찬바람이 중위도 지역으로 흘러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바람 장막이 띠의 형태로 둘러져 있다.
이 장막의 세기가 주기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진동이라 부른다.
북극진동이 약화될 때 한국엔 혹독한 추위가 몰려온다.
바람 장막 반경이 줄어드는 남극진동 음의주기가 오면 호주 대륙은 뜨겁고 건조해진다.
이번 산불 화재가 남극진동이 약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피해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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