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약진 속 항공기 사들이며 ‘몸집 불리기’ 집중
최근 적자 보전 위해 국내선 운임 ‘긴급 인상’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양대 항공사 영업이익을 앞지르는 등 최근 LCC(저비용항공사) 성장세가 고공비행 중인 가운데에서도 이용하는 소비자 피해 호소는 여전한 모습이다. 수화물 운반 과정서 가방이 파손되고, 기체 결함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배상을 받지 못한 사례가 연이어 눈에 띄고 있어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용객 서비스 문제가 연달아 지적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 항공사는 내달부터 국내선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해 소비자 불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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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기 지연 ‘배상 거부’”…늘고 있는 소비자 불만
23일 한국교통연구원의 ‘저비용항공 피해구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114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작년에는 379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5건이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민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항공사는 진에어(66.6%)였으며 Δ이스타항공 (39%) Δ에어서울(18.9%) Δ티웨이항공(14.2%)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에어서울은 민원이 지난 1건에서 2018년 44건으로 3년 사이 44배나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LCC에 대한 불만도 국적사 평균치를 웃돌았다. 작년 국적사 평균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이용자 백만 명당 5.5명이었지만 에어부산(1.8명)을 제외한 5개 저비용항공사는 모두 평균치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서울이 평균 26.2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Δ티웨이항공 7.3명 Δ진에어 6.9명 Δ이스타 항공 6.4명 Δ제주항공 5.9명 순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는 수화물 운반 과정서 가방이 파손되고, 기체 결함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배상을 받지 못한 경우가 꼽혔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라오스 왕복권 및 여행상품을 구입한 한 소비자는 기체 결함으로 인해 항공편이 2시간 30분 지연 출발하는 일을 겪었다. 해당 이용객은 이에 대한 사유를 묻기 위해 항공사에 문의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채 기다리라는 지시만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후 지연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는 안전운항을 위한 예기치 못한 정비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해외여행을 위해 저가항공사를 찾고 있지만 부당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과도한 저가경쟁은 여행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구조를 맞추려는 행위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약진에 ‘몸집 불리기’ 급급
소비자 불만과 피해 접수는 나날이 증가하면서 서비스 실태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와는 상반되게도 저비용항공사들의 몸집은 커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작년에 이어 올 초 LCC 약진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거둔 영업이익이 282억 원인 것에 반해 제주항공은 동기간 1012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제주항공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 2005년 창사 이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3928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7.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569억 원, 순이익은 14.1% 늘어난 421억 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370억 원)과 에어서울(110억 원) 영업이익도 아시아나항공을 앞질렀다.
수요가 넘쳐나다 보니 LCC들은 최근 잇따라 항공기 도입 대수를 늘리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나 2017년 7월부터 올 5월까지 총 13대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보유 대수를 42대로 늘린 상황이다.
다만 2분기 들어 수요 침체와 일본여행 취소 움직임으로 LCC들의 경영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200억 원대 영업적자가 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이익 부진으로 순이익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도 2분기 매출액 2173억원, 영업손실 138억 원의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주요 업체들 또한 줄줄이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 저가항공의 ‘배신’…국내선 운임 긴급 인상
국내선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LCC들은 최근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선 항공료 인상까지 예고했다. 업체들은 인기 노선인 제주 노선에 추가 요금을 받는 ‘선호 시간대’ 제도를 도입하는 방식 등으로 내달부터 운임을 올릴 예정이다.
진에어는 오는 8월 2일(발권일 기준)부터 일부 국내선 노선에 선호 시간대를 도입해 요금 인상을 단행한다. 인상되는 노선은 김포·부산·청주·광주와 제주를 잇는 노선이다. 제주행(行) 항공편은 오후 1시 59분 이전, 제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낮 12시 이후가 선호 시간대로 지정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주중 김포~제주 노선 운임이 5만5600원이었는데 선호 시간대는 7만 원으로 인상된다. 성수기·탄력할증 운임도 기존 9만77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에어부산 역시 오는 29일부터 김포·부산·대구·울산~제주 등 인기 노선에 선호 시간대를 도입해 차등 운임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도 내달 1일 오전 9시부터 김포·청주·부산·군산~제주 노선에 선호 시간대를 적용한다. 기존 김포~제주 노선의 주중 노선 운임은 6만5500원인데, 주중 선호 시간대가 되면 7만900원으로 인상된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8월 5일부터 김포·대구·광주·무안~제주 노선의 운임을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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