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GC를 만드는 과정./UNIST 제공
주상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김진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이 공동으로 튜브 모양의 그래핀으로 이뤄진 신소재 ‘그래핀 골격 메조다공성 탄소(OMGC)’를 합성해 촉매로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
거의 비슷한 비용으로 기존 촉매 보다 수소 생산량을 8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물을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전기분해 반응이 필요하다.
가장 효율이 좋다고 평가받는 수소 생산 촉매는 백금으로 가격이 높아 생산 수소의 단가를 높이게 된다.
공동 연구팀은 백금 수준의 가격으로 많은 용량을 생산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2~50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구멍들을 가진 물질 종류인 메조다공성 물질에 주목했다.
구멍이 많은 만큼 표면적이 넓어 촉매로서 화학반응을 활발히 일으킬 수 있다.
화학 반응하는 분자들을 옮기고 저장하기에 적당한 구멍 크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촉매로서의 장점이다.
문제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은 화학반응이 어려워 촉매로 사용하기가 힘들다.
연구팀은 높은 전기전도도와 넓은 표면적 모두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전기전도도가 높은 그래핀을 활용해 새로운 메조다공성 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메조다공성 실리카’와 ‘몰리브데늄 카바이드’라는 물질로 튜브 모양의 틀을 만들고, 이 틀을 이용해 그래핀을 튜브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소재 OMGC는 높은 촉매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실제 수소 생산 시스템에 OMGC 촉매를 활용해본 결과, 기존 백금 촉매보다 성능이 8배 높았다"며 "같은 양의 촉매로 8배 많은 수소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OMGC의 제조비용은 현재 1그램당 8만 5000원 수준으로, 8만원인 백금 촉매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향후 기술이 상용화되면 같은 촉매 비용으로 수소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된다.
연구 진척에 따라 OMGC 제조비용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주 교수는 "아직은 실험실 수준의 연구성과로, OMGC의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는 대량합성 방법 등을 후속으로 연구할 계획"이라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오염물질 흡착제 등 다른 분야로의 응용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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